[도서리뷰] 사랑의 기초 - 알랭 드 보통, 정이현
2012. 10. 29. 21:26 문화오랜만에 보통 아저씨가 소설 책을 썼다. 그것도 《달콤한 나의 도시》로 유명한 정이현 작가와 공동 기획이다. 하지만 속으면 안 되는 것은, 연애하기에 달달한 언어와 연애 심리를 잘 파헤치던 이들이 쓴 이 공동 소설이 하나도 달콤하지 않다는 것이다. 지극히 평범한 연애, 살면서 친구의 고민으로 한 두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연애 얘기를 그들의 방식으로 풀어 낸다. 속았다.
공동 기획이라고는 하지만, 둘이 같이 쓴 것이 아니고, 둘이 같은 내용을 쓴 것도 아니다. 그저 공통의 주제, "평범함"이라는 주제로 사랑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. 정이현 작가는 20대 남녀의 이야기를, 보통 아저씨는 30대(맞나?) 유부남의 심리적인 이야기를 다룬다. 20대 남녀라면 "연인들"을, 30-40대의 남자라면 "한 남자"를 읽으면 되겠다.
평범한 얘기, 평범한 고민과 심리들을 그들 각자의 화법으로 써 내려 간다. "연인들"은 그냥 쭉쭉 읽다보면 어느새 너무나 평범한 지금을 사는 우리들의 연애 얘기를 다루고 있다. 그래서인지 크게 남는 것이 없고, 그렇게 재미도 없다.
역시나 보통 아저씨의 글은 내 마음에 든다. 물론, 보통 아저씨 책의 내용도 그닥 재미는 없다. 차라리 사랑과 전쟁 시즌2가 훨씬 재밌을 수 있다. 하지만, "한 남자"는 그 상황보다 주인공의 심리에 대해 다룬다. 한 남자가 어떤 심리로 하루를 살아가는지, 그리고 어떻게 타협(?)해 나가는지를. 30-40대의 평범한 남자라면 공감할 만하고 주인공에 푹 빠질 수 있으리라 본다. 20대의 남자가 읽는다면, 조금은 부정적인, 자신이 미래에 한심해질 모습을 두려워하며 방지할 수도 있으리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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